[기자수첩] 성의 없는 PC 게임 최적화…PC 게임 성장에 발목 잡나

최근 PC 게임에 최적화에 대한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그래픽 카드의 가격이 조금씩 하향세에 접어들었지만 그래도 괜찮은 성능을 가진 그래픽 카드는 여전히 비싸다. 하지만 성능이 괜찮은 그래픽 카드를 사용해도 PC에서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면? 옵션을 타협해서 게임 그래픽의 퀄리티를 낮춰야 한다. 하지만 고가의 그래픽 카드에서도 프레임이 끊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리고 그 게임이 아주 고퀄리티 수준의 게임이 아닌데도 그렇다면?

그런데 최근 고성능 그래픽 카드에서도 프레임이 끊어지는 등 완성도가 떨어지는 PC 게임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출시됐던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PC에서 출시 초기 프레임 드롭 현상과 스터터링 현상 등이 발생하며 논란이 됐다. 이는 게임의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지는데 한 몫을 했다. 이에 개발사는 빠르게 대응하며 PC에서의 최적화 작업에 나섰고 몇 번의 업데이트로 개선됐다.

한편 올해 출시된 게임 중 PC에서 논란이 발생한 게임은 계속되고 있다. 1월 25일에 출시된 스퀘어에닉스의 ‘포스포큰’ 역시 PC에서 프레임 저하와 갖은 충돌과 버그로 문제가 됐다. 결국 이 게임은 기대작에서 게임 완성도 저하와 맞물려 안좋은 평가를 받고 말았다.2월에도 PC 게임은 최적화 이슈가 발생했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호그와트 레거시’ 역시 PC에서는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권장 사양 보다 더 좋은 PC에서도 이벤트 장면이나 게임 진행 도중 프레임 저하가 발생했다. 이 게임 역시 패치를 통해 문제점을 수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에이테크모가 개발한 ‘와일드 하츠’나 ‘와룡 폴른 다이너스티’ 역시 PC에서 최적화와 관련한 논란이 발생했다. 이 게임들은 모두 어마어마한 고퀄리티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이 아닌데도 PC에서 프레임 저하가 발생했다. 이 게임들은 4090 같은 최고 성능 그래픽 카드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코에이테크모 역시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어앞으로는 더욱 좋아질 것이다.

이렇게 최근 PC에서는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사용해도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게임이 증가하고 있다. 덕분에 제대로 게임을 즐기려면 콘솔 게임기가 더 좋다는 말이 나온다. 100만원이 넘는 고가 그래픽 카드를 장착해도 60만원 수준의 콘솔 게임기가 게임을 즐기는데 더 쾌적하다는 것이다. 이는 게임 개발사들이 PC의 최적화에 신경을 덜 쓰는 것이 원인일 수 있다. PC 게임은 스펙이 정해진 콘솔 게임기와는 달리 제각기 다른 성능을 갖고 있다. 부품간의 다양한 조합 때문에 최적화에 대한 시간도 훨씬 많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게임 최적화 작업은 실제 게임에서 사용하지 않는 더미 데이터의 제거나 프로그램 알고리즘의 간소화, 각종 병목 현상 제거, 불필요한 고해상도 텍스쳐 제거 등이 이뤄진다. 이를 통해 프로그램을 가볍게 하고 메모리를 절약하여 더 가볍게 만든다. 하지만 PC는 특성상 수많은 조합으로 인해 여러 변수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콘솔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소니가 PC로 출시한 ‘호라이즌 제로 던’은 PC에서 최적화 문제가 발생했다. 소니는 현재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PC로 출시하고 있는데, ‘호라이즌 제로 던’을 제외하면 PC에서 최적화로 큰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없다. ‘마블스 스파이더맨’이나 ‘갓 오브 워’, ‘언차티드’ 같은 게임들은 모두 플레이스테이션을 초월 이식할 정도로 최적화가 잘 되어 있다. 일부 게임은 21:9 화면 비율을 지원하기도 한다. 소니는 지난 2021년 닉시스소프트웨어를 인수했다. 닉시스소프트웨어는 PC로의 포팅 작업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 이들이 소니에 합류한 이후 소니가 출시하는 PC 게임은 최적화가 잘 되고 있다. 의외로 콘솔 게임 전문 회사인 소니가 PC 게임 최적화에 많은 공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닉시스소프트가 참여한 ‘마블스 스파이더맨’과 ‘마블스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는 PC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PC 게임 시장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데 반해 PC 게임에 대한 최적화 작업은 최근 들어 오히려 소홀해지는 것 같다. 몇 년 전 우리는 한 대작 게임의 몰락을 지켜봤다. 바로 CDPR이 출시한 ‘사이버펑크 2077’이다. 이 게임은 그야말로 모든 것을 바꿀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았지만 정작 출시되고 나서는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의 버그와 최적화 문제가 발생하며 PC뿐만 아니라 콘솔 게임기에서도 제대로 된 플레이가 불가능했다. 결국 이 게임으로 인해 CDPR은 지옥을 경험했고 수년간에 걸친 업데이트 끝에 다시 재평가 받게 됐다.

[기자수첩] 성의 없는 PC 게임 최적화…PC 게임 성장에 발목 잡나

이와 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으려면 PC 게임에서도 최적화 작업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더 좋은 그래픽 카드, 더 좋은 CPU와 더 많은 메모리를 쓰면 된다 같은 안일한 생각을 한다면 PC 게임의 대중성은 점점 하락할 것이고 성장세를 기록 중인 PC 게임 시장은 다시 축소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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